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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정보

다가구주택 중개, ‘숨은 보증금’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by 핑거프린스 2025.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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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구주택을 중개하다 보면 제일 먼저 부딪히는 벽은 정보의 비대칭이다.

등기부에는 근저당만 선명한데 세대 수는 흐릿하고, 확정일자와 전입 현황은 계약 전에 받아보기가 어렵다.

건물 값은 얼마인지, 그 값이 기존 임차보증금 총액을 감당할 수 있는지, 너무 많은 불확실성이 겹친다.

그래서 중개사는 이 리스크를 어디까지 확인하고 계약서, 확인설명서에 어디까지 고지할 것인가 고민할 수 밖에 없다.


법원은 그 경계를 분명히 그어 주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7단독(2023.1.6.)은 이른바 ‘깡통전세’ 위험을 설명하지 않은 공인중개사에게 임차인이 떼인 보증금의 40%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사건의 맥락은 단순했다.

방이 약 70개인 다가구 건물, 임차인은 보증금 1억으로 2년 계약을 맺었지만,

계약 당시 이미 근저당 채권최고액이 22억 2천만 원, 선순위 확정일자 임차보증금 합계가 29억 2천만 원을 웃돌고 있었다.

나중에 건물이 경매로 넘어가 48억 8천만 원에 팔렸지만,

그 돈은 선순위 채권에 배당되어 해당 임차인에게는 한 푼도 돌아오지 않았다.

 

재판부는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선순위 보증금 합계가 큰 액수일 수 있다는 사실조차 기재하지 않았다”는 점을 중대한 하자로 보았고, 다만 임차인도 건물 시가나 권리관계를 확인하지 않은 과실이 크다며 60%를 상계했다.

항소 없이 그대로 확정된 이 판결은, 다가구 거래에서 설명의무의 최소선을 어디에 긋는지 또렷하게 보여준다.

 

다가구는 몇 세대가 있는지부터가 난제다.

건축물대장이 전부를 말해 주지 않는 경우가 많고, 세입자 교체가 잦은 건물일수록 전입,확정일자를 보더라도 파악이 어렵다.

게다가 아파트와 달리 일반 건물은 시세 책정이 쉽지 않다.

거래 이력이 희박하면 주변 유사 건물의 거래를 참고할 수밖에 없는데,

구조·관리 상태·임대수익이 제각각이라 그마저도 정확하지 않다.

 

중개사가 책임을 피하려면 “기존 임대차 보증금의 총량과 우선순위, 그리고 건물의 시가가 어느 정도인지”를 가능한 범위에서 확인하고, 위험 신호가 보이면 그 자체를 사실대로 적어 두어야 한다.

완벽한 숫자를 쓰라는 뜻이 아니라, 불확실성의 존재와 범위를 숨기지 말라는 뜻에 가깝다.

 

결국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확인하고, 확인이 어려운 것은 왜 어려운지와 그로 인해 생길 수 있는 결과를 설명해야 한다.

“세대 수 파악에 한계가 있고, 선순위 보증금이 ○○억 이상일 수 있으며, 추후 경매 시 후순위 배당 가능성이 낮다”는 문장은 때로 매매를 망설이게 만들지만, 그 한 줄이 훗날의 분쟁을 지워 준다.

법원도 결국 그 한 줄을 찾는것으로 보인다. 설명했는지, 기록했는지, 숨기지 않았는지.


다만 실무의 어려움 또한 사실이다.

세대 수를 정확히 특정하기 어렵고, 거래 이력이 부족한 건물의 시세는 여러 가정과 보정을 통해서만 가까스로 그림을 그릴 수 있다. 그럴수록 숫자 뒤의 단서를 함께 적어 두어야 한다. “이 수치는 인근 유사 건물의 최근 거래와 임대수익을 기초로 추정한 값”이라는 단서, “선순위 채권 총액이 추후 변동될 수 있다”는 경고, “배당 시 후순위 위험이 높다”는 판단의 근거 같은 것들 말이다.

 

하지만 이런 것들을 충실히 기재되었을 때 중개가 월활히 이루어질 수 있는 지에 대한 부분은, 

고민이 되는 부분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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