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부동산 정보

숨만 쉬고 5.5년 모아야 서울 전세집 얻는다.

by 핑거프린스 2025. 12. 6.
728x90
728x90

 

숨만 쉬고 돈을 모아야 5.5년이 걸린다는 서울 전세에 대한 기사 제목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사실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는다는 'J-PIR(소득 대비 전세가격 비율)'의 전제 조건 자체가 이미 판타지다.

 

우리는 숨을 쉬는 데도 비용이 들고, 출근을 하기 위해서도 돈을 써야 하는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저 5.5년이라는 숫자는 실제 피부로 느끼는 체감 시간으로 환산하면 10년이 될지, 20년이 될지 모르는 기약 없는 기다림을 의미한다.

 

내 집 마련은커녕 남의 집에 세 들어 사는 것조차 이토록 버거운 것이 지금의 서울이다.

소득의 하위 20%인 사람이 서울의 좋은 집을 사려면 91년이 걸린다는 통계 앞에서는 차라리 헛웃음이 나온다.

인간의 수명을 훌쩍 뛰어넘는 시간을 요구하는 이 숫자는, 애초에 '넘보지 말라'는 경고장처럼 느껴진다.

고소득층이 4.5년 만에 도달할 수 있는 목표를 저소득층은 평생을, 아니 다음 생까지 바쳐야 닿을 수 있다는 격차는 우리 사회가 이미 거주 계급 사회로 굳어졌음을 시사한다.

 

더욱 답답한 것은 앞으로의 전망이다.

내년에도 집값은 오를 것이고 공급은 부족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은 이제 뉴스거리도 안 되는 당연한 소리처럼 들린다.

주택구매력지수(HAI)가 100 한참 아래인 45.8이라는 건, 대출을 끼고 무리해서 집을 사더라도 그 빚을 갚느라 인생이 저당 잡힌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포기'라는 단어는 패배자의 변명이 아니라 지극히 이성적인 판단일지도 모른다.

서울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해 현재의 모든 행복을 유예하고,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5.5년을, 아니 10년을 버티는 것이 과연 현명한 삶일까 의문이 든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 삶의 유일한 정답이라고 믿는 순간, 우리는 평생 쫓기는 삶을 살 수밖에 없다.

통계가 보여주는 절벽 앞에서 좌절만 하고 있기엔 우리 인생의 시간이 너무 아깝다고 생각하는 것도 철없는 소리가 아니다.

 

서울 밖으로 눈을 돌리거나, 주거 형태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는 것이 결코 실패가 아니다.

"서울, 안 살면 그만이지"라고 쿨하게 넘길 수 있는 배짱이 오히려 정신 건강을 지키는 현실적인 처세술이다.

 

 

 

728x90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