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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정보

얼죽신에서 구축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중

by 핑거프린스 2025.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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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을 휩쓸던 유행어 하나가 서서히 힘을 잃어가고 있다.

춥고 배고파도 신축 아파트를 고집한다는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이라는 말이다.

최신 커뮤니티 시설과 깨끗한 조경, 편리한 시스템이 있는 신축을 싫어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

 

하지만 최근의 시장 흐름을 보면 사람들의 시선이 20년 넘은 구축 아파트로 향하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는 현재의 만족 대신,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미래의 가치(재개발,재건축)를 선점하겠다는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최근 통계는 이러한 심리 변화를 숫자로 증명한다.

서울에서 지은 지 20년이 넘은 노후 아파트의 가격 상승률이 5년 미만의 신축 아파트 상승률을 앞지르는 '역전 현상'이 3주째 이어지고 있다. 이는 단순히 취향의 변화가 아니다. 6·27 대책과 10·15 대책으로 이어지는 대출 규제의 높은 파고, 그리고 이미 천정부지로 치솟은 신축 아파트의 몸값 앞에서, 매수자들이 차선책을 넘어선 전략적 선택을 감행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당장 누릴 수 있는 쾌적함을 포기하는 대신, 언젠가 새것이 될 헌집에 베팅하는 이른바 '몸테크'의 부활이다.

 

건설 자재비 인상과 고금리 여파로 서울 내 신규 공급이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은 이러한 선택에 확신을 더한다.

빈 땅이 없는 서울에서 새 아파트를 공급할 방법은 결국 낡은 것을 부수고 새로 짓는 정비사업뿐이기 때문이다.

공급 절벽이 예고된 2026년과 2027년이 다가올수록, 낡은 아파트가 깔고 앉은 대지 지분의 가치는 더욱 빛을 발할 수밖에 없다.

 

건설사들조차 수주할 곳이 없어 입지가 좋은 구축 단지를 찾아다니는 현실은 이 흐름이 일시적인 유행이 아님을 시사한다.

신축이 주는 '거주 가치'가 너무 비싸져 접근할 수 없게 되자, 사람들은 다시 '투자가치'가 있는 구축으로 눈을 돌렸다.

편리함이 돈이 되는 세상이라지만, 역설적으로 그 편리함을 사기 위해 우리는 가장 불편한 곳으로 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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