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가 걸린 수수료를 스스로 포기하겠다는, 언뜻 이해하기 힘든 이 말이 요즘 서울 부동산 시장 한편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
이는 단순히 파격적인 서비스 경쟁을 넘어, 현재 서울의 전세 시장이 얼마나 기형적으로 변했는지,
그리고 공인중개사들이 어떤 생존의 기로에 서 있는지를 보여주는 극적인 단면이다.
이 현상의 배경에는 ‘전세 매물 소멸’이라는 절대적인 현실이 있다.
기사에 따르면 1만 2천 가구의 ‘올림픽파크포레온’에서 전세 물건은 1.68%, 9,500가구의 ‘헬리오시티’에서는 2.94%에 불과하다.
심지어 전세 매물이 단 한 채도 없는 아파트 단지도 수두룩하다.
말 그대로 ‘하늘의 별 따기’가 된 전세 매물을 확보하기 위한 중개사들 사이의 ‘전쟁’이 벌어진 것이다.
이 전쟁에서 승리하는 쪽은 동네에 오래 자리 잡고 네트워크가 탄탄한, 즉 매물을 손에 쥔 중개사다.
반면 새로 문을 열었거나 네트워크가 약한 중개사들은 손님(세입자)은 있어도 연결해 줄 집이 없다.
이 절박한 상황에서 나온 고육지책이 바로 ‘수수료 포기’다. 집주인에게 받을 수수료를 포기해서라도 일단 귀한 매물을 받아오거나,
매물을 가진 다른 중개사에게 수수료의 일부를 떼어주는 조건으로 공동 중개를 하는 것이다.
“거래 없는 것보다 수수료를 적게라도 받아야 생계를 유지한다”는 현장의 목소리는 이들의 절박함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러한 현상을 보며, 이제 수도권 전세 시장은 완전히 임대인(집주인) 우위로 접어들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체감하게 된다.
동시에 공인중개사라는 직업이 처한 위태로운 현실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사실 우리나라의 중개수수료는 세계적인 기준에서 결코 높은 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수수료만으로 사업을 영위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밖으로는 일부 중개사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고 ‘당근’과 같은 부동산 직거래 플랫폼이 영향력을 키우며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중개사가 복비의 절반을 포기하는 지금 순간에도 여전히 중개사에게 주는 복비가 많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안으로는 생존 경쟁에서 밀려난 중개사들의 폐업이 속출하는 동시에,
살아남기 위해 특정 지역의 ‘지역회’ 같은 조직들이 똘똘 뭉쳐 매물을 독점하고 담합하는 현상이
오히려 더 강력해지는 양극화가 나타나는 듯하다.
결국 ‘복비 포기’라는 하나의 현상은, 공급과 수요의 극심한 불균형이 만들어낸 시장의 왜곡이자,
또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는 특정 직업군의 현상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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