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 시장을 들여다보면 이상한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분명 거래는 활발하고 신고가는 계속해서 나오는데, 정작 시장에 살 수 있는 집(매물)은 점점 더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실체 없는 ‘유령 수요’가 시장을 뜨겁게 달구는 듯한 이 착시 현상의 중심에는,
‘주전세’와 ‘세대생략증여’라는 두 가지 영리한 거래 방식이 자리 잡고 있다.
첫 번째는 ‘주전세(主傳貰)’다.
이름은 생소하지만 구조는 간단하다. 집주인이 집을 판 뒤, 그 집의 전세 세입자로 그대로 눌러앉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15억짜리 아파트(전세 8억)를 가진 집주인이 집을 팔면, 매수자는 전세 보증금을 뺀 차액 7억 원만으로 집을 살 수 있다.
집주인은 매매대금 15억 원을 받아 7억 원은 현금으로 챙기고, 8억 원은 다시 보증금으로 내고 살던 집에 계속 거주하는 것이다.
이 방식은 전세대출을 이용한 갭투자를 막은 ‘6·27 대출 규제’를 우회하는 수단으로 최근 다시 급증하고 있다.
문제는 이 거래가 통계상으로는 ‘실거래’로 잡히지만, 실제 이사를 들어가는 ‘실수요’는 전혀 없다는 점이다.
결국 실질적인 수요 없이 거래량과 가격만 부풀려, 시장이 실제보다 훨씬 더 뜨거운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통계 왜곡’을 일으킨다.
매물을 사라지게 만드는 ‘세대생략증여’
두 번째는 고가 주택 시장에서 유행하는 ‘세대생략증여’다.
이는 조부모가 자녀를 건너뛰고 손자녀에게 곧바로 부동산을 증여하는 방식이다.
증여세를 두 번(조부모→부모, 부모→자녀) 내는 대신, 30%의 할증 과세가 붙더라도 한 번만 내는 것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기사에 따르면 20억 원짜리 아파트의 경우, 이 방식으로 5억 원이 넘는 세금을 아낄 수 있다.

이 영리한 절세 전략의 가장 큰 문제는 시장의 ‘매물 잠김’ 현상을 심화시킨다는 것이다.
증여는 가족 내의 자산 이전일 뿐, 일반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올해 강남 3구의 아파트 증여 건수는 작년보다 30% 이상 급증한 반면,
서울 전체의 아파트 매물은 1년 전보다 8.7%나 감소했다. 살 사람은 많은데, 시장에 나오는 집은 점점 더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지금 시장은 두 가지 현상이 동시에 벌어지면서 시장의 수급을 왜곡하며 과열을 부추기는 숨은 원인으로 작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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