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에서 나는 세금만으로는 부동산을 잡기 어렵다는 글을 써왔고 실제로도 그렇게 생각한다.
보유세를 높이면 집을 가진 사람들의 부담이 커져 매물이 나오고, 자연스럽게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는 논리가 흔히 세금으로 부동산을 잡는 논리지만 요즘 나오는 세제 개편 논의를 보면, 이제는 이 논리도 대입하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된다.
보유세가 집값 억제에 효과적이지 않다는 것은 구체적인 수치를 대입해 보면 명확해진다.
서울 서초구 반포의 대표적인 아파트 사례를 보면, 전용 84제곱미터 기준 보유세는 2024년 약 1천만 원에서 2026년 1천800만 원 수준으로 2년 새 꽤 가파르게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세금 고지서만 보면 부담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해당 아파트의 시세는 40억 원에서 50억 원으로, 무려 10억 원 가까이 뛰었다.
자산 가치가 10억 원이나 상승하는데, 1천만 원 남짓 늘어난 세금이 무서워 집을 팔 사람은 없다.
시세 상승에 대한 기대가 세금 부담을 압도하는 상황에서, 보유세 인상은 집값을 낮추는 요인이 아니라 그저 투자 비용의 일부로 치부될 뿐이다.
정부는 다주택자를 투기 세력으로 규정하고 양도세, 종부세, 취득세 중과라는 강력한 페널티를 부과했다.
다주택자가 매물을 내놓게 하려는 의도였으나, 시장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반응했다.
여러 채를 가지고 있어봤자 세금만 많이 나온다는 학습 효과는 결국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을 폭발시켰다.
자산가들은 지방이나 외곽의 주택을 처분하고 서울 핵심지의 고가 아파트로 갈아타기 시작했다.
이는 서울과 지방, 핵심지와 비핵심지 간의 자산 격차를 극도로 벌어지게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서울 집값을 더 부추기는 역설적인 결과를 초래했다.
집값을 잡겠다는 목적으로 공시가격을 급격히 올리고 세율을 조정했던 시도는 조세 저항만 불러왔을 뿐 실패로 귀결되었다.
물론 시세와 공시가격의 괴리를 줄여가는 현실화 작업은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은 정치적인 이슈에 따라 고무줄처럼 변하는 시행령이 아니라, 법률에 근거하여 사회적 합의를 거친 뒤 예측 가능한 속도로 진행되어야 한다. 납세자가 납득할 수 없는 급격한 변동은 시장의 불확실성만 키울 뿐이다.
또한, 1주택자 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민간 임대 공급을 늘리기 위해서는 다주택자에 대한 시각 교정이 필요하다.
다주택자는 시장에 전월세 물량을 공급하는 주체이기도 하다.
현재의 극심한 지역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지방 주택을 보유하는 다주택자에게는 과감한 세제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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