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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정보

재건축 단지 상가 없애는 추세, 고분양가의 악순환

by 핑거프린스 2026.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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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재건축 사업장들이 단지 내 상가를 짓지 않거나 최소화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우성4차는 473㎡ 규모로 계획된 상가를 아예 짓지 않기로 했고, 영등포구 공작아파트는 상가 면적을 1만 4,000㎡에서 5,200㎡로 대폭 축소했다. 서초구 신반포7차 역시 중심시설용지를 없애는 방향으로 정비계획을 변경했다.

 

과거에는 안정적 임대 수입원으로 인기를 끌었던 아파트 단지 상가가 이제는 조합원들조차 외면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이다.

현장의 상황은 더욱 참담하다.

지난해 6월 입주를 시작한 메이플 자이는 총 213개 상가 중 159개(74.6%)가 공실이고, 올림픽파크포레온은 477개 상가 중 303개(63.6%)가 전월세 계약조차 체결되지 않았다.

서울 집합상가 공실률은 2023년 3분기 8.3%에서 2025년 3분기 9.3%로 치솟았으며, 지난해 경매에 넘어간 서울 아파트 상가는 141건으로 전년 대비 41%나 증가했다. 그마저도 매각률은 20%대에 불과해 시장의 관심을 전혀 끌지 못하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고분양가-고임대료-공실'의 악순환 구조다.

상가 소유주는 전용 33㎡에 13억15억 원씩 들여 분양받았기 때문에 임대료를 낮추지 못한다.

하지만 월세 800만1,000만 원에 관리비까지 더하면 임차인 입장에서는 수익을 내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메이플 자이 상가 인근의 편의점은 유동 인구가 많아 보여 입점했지만 6개월 만에 폐업했고, 역세권 대단지임에도 상가 12곳 중 8곳이 부동산 중개업소로 채워져 있을 정도다.

온라인 소비가 대세가 된 시대에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면서까지 단지 내 상가에서 장사를 하려는 수요는 없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문제는 단순히 '상가 공실'의 차원을 넘어선다고 본다. 비싸게 분양받았으니 비싸게 임대를 놓을 수밖에 없고,

비싸게 임대해서 장사하기엔 수익이 안 나오니 계속 공실로 남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러다 못 버티면 경매로 넘어가 반의 반값에 낙찰되는데, 그마저도 매각률이 20%에 불과하다.

결국 상가 소유주는 막대한 자금을 묶어둔 채 임대료도 받지 못하고, 임차인은 높은 임대료로 인해 수익을 낼 수 없으며, 단지 전체는 공실 상가로 인해 흉물로 변하는 3중고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는 것이다.

 

조합들이 상가 통매각이나 할인 분양을 시도하지만 쉽지 않다.

메이플 자이 조합은 지난해 2월 일반분양분 상가에 대해 통매각을 추진했지만 입찰 참여자가 없어 유찰됐고, 반포아파트 재건축조합 역시 입찰 보증금 300억 원을 내건 통매각 공고를 냈지만 참여자가 없어 재공고를 내야 했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은 할인 분양을 내걸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땅값이 비싼 서울에서 고분양가는 피할 수 없는 구조인데, 그 고분양가가 다시 고임대료로 이어지면서 수급 불균형은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결국 노량진4구역처럼 아예 재개발 이후 상가를 없애거나, 우성4차처럼 82억 원의 예상 수입을 포기하고서라도 상가를 짓지 않는 선택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상가가 수익 창출 수단이 아니라 리스크 요인으로 전락한 지금, 재건축 단지들의 이러한 선택은 비난받을 일이 아니라 현실을 반영한 합리적 판단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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