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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정보

서울 월세 중위가격 100만 원 돌파

by 핑거프린스 2026.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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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택 월세 중위가격이 지난 12월 100만 7,000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00만 원을 넘어섰다.

한국부동산원 집계 이래 처음이다. 평균값이 100만 원을 넘긴 것은 이미 4년 전(2021년 7월)이지만, 중위값이 100만 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평균값은 초고가 표본 몇 개만 있어도 실상을 왜곡할 수 있지만, 중위값은 조사대상을 일렬로 세웠을 때 정확히 가운데에 있는 값으로 일반적인 구성원의 수준을 보여준다.

서울에 사는 평범한 가정이 월세로 살고 있다면 매달 100만 원씩 주거비로 고정지출하는 것이 이제 '일반적인 모습'이 되었다는 뜻이다.

 

문제는 월세 상승 속도가 점점 가팔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하반기 들어 오름폭이 한층 커졌다.

월세 통합 가격지수를 보면 지난 한 해 동안 3.27% 올랐는데, 10~12월 사이에만 1.57%가 올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12월 서울 아파트 100만 원 이상 월세 거래는 3,860건으로, 10년 전 같은 기간(2015년 12월 1,304건)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었다.

전체 월세 계약 중 100만 원 이상 거래 비중도 26%에서 39%로 증가했다.

고가 월세의 심리적 기준선이었던 '100만 원'이 이제는 특정 지역이나 신축 아파트가 아니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월세가 오른 배경은 복합적이다.

첫째, '전세의 월세화'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

빌라·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매물을 중심으로 불거진 깡통전세와 전세사기 여파로 전세 기피 현상이 여전하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이 높지만 안전한 월세를 선호하게 된 것이다.

서울 선호지역 신축 아파트의 경우 전세 보증금이 지방 아파트 여러 채 값을 웃돌기도 한다.

이 경우 전세대출을 받아도 대출 이자 상환이나 집주인에게 월세를 주는 것이나 큰 차이가 없다고 여기는 이들이 늘었다.

 

둘째,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로 전세대출이 옥죄이면서 대규모 자금을 융통하기 어려워졌다.

전세를 살고 싶어도 대출 한도 제한으로 보증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월세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주식·코인 등 자산시장이 활성화하면서 목돈을 집에 묶어두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운용하려는 움직임도 늘었다.

저금리 기조 속에서 매달 임대료를 받으려는 집주인들도 많아졌다.

 

셋째, 매매가격 급등이 시차를 두고 월세에 반영되고 있다.

전월세 가격은 매매가격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데, 지난해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치솟은 터라 일정 시차를 두고 월세가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임대차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도 월세 전환 속도를 빨라지게 한 요인으로 꼽힌다.

 

진짜 이제는 100만 원 월세가 더 이상 '강남3구나 용산구'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노원구 상계주공7단지 전용 59㎡는 보증금 5,000만 원에 월세 100만 원에 거래됐고, 도봉구 방학동 신동아아파트 전용 70㎡는 보증금 5,000만 원에 월세 110만 원에 계약을 맺었다.

지은 지 40년 가까이 된 구축 아파트에서도 고가 월세가 심심치 않게 나오는 것이다.

상계동·중계동 일대 주공아파트 등은 인근 학원가를 겨냥한 단기 거주 수요가 많아 상대적으로 고가 월세가 형성되지만, 그럼에도 월세 100만 원이 '일반적인 수준'이 되었다는 사실은 임차 가구의 주거 불안을 키우고 있다.

 

매달 고정적으로 빠져나가는 주거비 부담이 커지면서, 월세로 사는 가구는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린다.

전세는 사기 위험 때문에 기피하고, 월세는 비용 부담 때문에 감당하기 어렵고, 집을 사자니 높은 집값과 대출 규제가 발목을 잡는다.

임차인들은 선택지가 점점 줄어드는 구조 속에서 주거 불안만 커지고 있다.

 

지방 주택의 월세 중위가격은 50만 6,000원으로 서울의 절반 수준이다.

서울과 지방의 격차는 단순히 집값 차이를 넘어 주거비 부담의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

월세 100만 원이 '중위가격'이 된 서울에서, 임차 가구들이 느끼는 주거 불안은 앞으로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공급 확대나 전세 시장 안정화 없이는, 월세 상승세를 막기 어려워 보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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