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21/0008568503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이 직접 규제로 발목 잡힌 재개발 현장을 찾아, 정부에 규제 완화를 건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집값이 오르지 않은 지역만큼은 규제의 족쇄를 풀어달라는 것인데,
이는 단기적인 숨통을 터줄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고 생각한다.
오 시장이 찾은 곳은 구로구 가리봉 2구역. 오랜 기다림 끝에 재개발의 희망을 봤지만,
10·15 대책으로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LTV 40% 제한 등 강력한 규제에 직면했다.
현장 주민들은 “투기와는 거리가 먼 동네인데 강남과 같은 규제를 받는 것은 날벼락”이라며 형평성 문제를 호소했고,
오 시장은 이에 공감하며 국토부에 ‘핀셋 해제’를 건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노후된 주거 환경 개선이라는 재개발 본연의 목적이 규제 때문에 좌초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한 말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나라 부동산 규제가 성공하기 어려운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와 맞닿아 있다고 느끼곤 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규제의 지속성이 길지 못하다는 시장의 학습 효과가 계속 쌓인다는 것이다.
물론 시장 상황과 경기를 고려한 유연한 정책 조정은 필요하다.
그러나 집값이 조금 안정되는 듯하거나, 특정 지역에서 불만이 나온다고 해서 성급하게 규제를 풀어버리는 모습은 시장 참여자들에게 ‘규제는 결국 오래가지 못한다’는 잘못된 확신만 심어주게 된다.
이렇게 ‘실패한 규제’의 경험이 반복되면, 시장은 ‘정부가 집값을 통제할 수 없다’는 불신을 더욱 키우게 된다.
그리고 이 불신은 역설적으로 부동산 시장으로 더 많은 투기 자금을 끌어들이는 강력한 유인이 된다.
‘어차피 정부도 못 막으니, 규제가 잠시 주춤할 때 사두면 결국 오른다’는 믿음, 즉 ‘부동산 불패 신화’를 더욱 공고히 하는 것이다.
(오히려 규제시기가 사두기 적절한 시기라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핀셋 해제’ 건의는 당장 어려움을 겪는 지역 주민들에게는 위로가 될 수 있겠지만, 시장 전체에는 매우 위험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본다.
규제가 풀린 지역으로 단기 투자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는 물론이고, 아직 규제가 풀리지 않은 지역마저 ‘곧 풀릴 것’이라는 기대감에 다시 들썩일 수 있다. 결국 시장을 안정시키려던 규제의 효과는 무력화되고,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만 깊어지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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