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회에서 발의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일명 ‘보증금 미반환 시 강제 경매 허용’ 법안이 발의되고 있다고 한다.
세입자가 겪는 고통의 시간을 줄여보자는 취지다.
현재의 법 체계에서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때, 세입자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험난하다.
계약이 끝난 후 임차권 등기를 설정하고, 보증금 반환 소송을 제기하여 승소 판결을 받은 뒤에야 비로소 강제 경매를 신청할 수 있다.
이 과정은 말 그대로 ‘기약 없는 기다림’의 연속이다.
소송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 그리고 그 기간 동안 겪어야 할 심리적 고통은 오롯이 세입자의 몫이다.
이번 개정안은 이 복잡한 절차를 대폭 축소하여, 임차권 등기 후 3개월(일부 안은 2개월)이 지나도 보증금을 받지 못하면 법원의 판결 없이도 바로 경매를 넘길 수 있게 하자는 것이 골자다.
지연 이자까지 물게 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어, 세입자를 위한 강력하고 시원한 해결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법안이 실제로 시행이 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나 또한 솔직히 임대인이 보증금을 제때 주지 못해 발생하는 그 막막한 기다림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이해하지만,
이번 개정안은 다소 지나치게 임차인만을 위한 방향으로 치우쳐 있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임대인이 악의적으로 보증금을 떼어먹으려는 ‘빌런’은 아니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의 거래가 얼어붙어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일시적으로 자금 융통이 막힌 경우도 부지기수다.
이런 상황에서 단 3개월이라는 기계적인 시간제한을 두고 바로 경매로 넘기게 하는 것은 임대인의 사유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다.
단순히 경매를 빨리 신청할 수 있다고 해서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전세 사기가 빈번한 빌라의 경우, 경매 시장에 내놓아도 낙찰자가 없어 유찰이 반복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결국 경매 신청 권한만 쉬워질 뿐, 실질적인 피해 회복은 요원한 채 멀쩡한 아파트 시장에만 혼란을 줄 수 있다.
게다가 임대차 계약서에 허위 정보를 기재할 경우 공인중개사에게도 과태료를 물리겠다는 조항 역시, 정보를 확인할 권한은 주지 않은 채 책임만 지우는 과도한 처사라는 반발을 사고 있다. 실제로 공인중개사가 임대인에 대한 정보를 별도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공인중개사들은 임대인의 말만 믿고 계약을 진행하는 경우도 많다.
세입자가 겪는 기약 없는 고통을 줄여주는 것은 입법이 지향해야 할 마땅한 가치다.
하지만 3개월이라는 시간은 시장의 유동성을 고려했을 때 지나치게 가혹할 수 있다.
법은 약자를 보호하는 방패가 되어야지, 특정 대상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창이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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