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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정보

압구정 재건축이 되면 가로수길이 살아날까?

by 핑거프린스 2025.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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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서울에서 가장 '힙'하다는 소리를 듣던 가로수길의 9월 말 기준 공실률이 45.2%이라고 한다. 거리의 절반이 비어있다는 소리다.

애플스토어가 외롭게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그 주변은 '임대 문의' 현수막이 나부끼는 유령 거리가 된 지 오래다.

 

성수동이나 한남동이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며 북적이는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유행을 선도하던 화려한 거리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는지...가로수길의 건물주님들을 걱정하는 건 아니지만, 뭐.. 상황이 그렇다는 거다.

 

가로수길 몰락의 가장 큰 원인은 '탐욕'이다.

상권이 뜨자마자 건물주들은 임대료를 천정부지로 올렸다.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단어가 가장 적나라하게 적용된 곳이 바로 여기다.

높은 월세를 감당하지 못한 특색 있는 작은 가게들이 떠나자, 그 자리를 대기업 프랜차이즈나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화장품 가게들이 채웠다. 하지만 사드 사태와 코로나19로 유커가 끊기자 거품은 순식간에 꺼졌다.

트렌드는 성수로 넘어갔는데, 임대료는 여전히 강남 최고 수준을 고집하니 들어올 세입자가 있을 리 만무하다.

가로수길의 건물주 정도면 공실 리스크 정도는 없는 것인지 그 와중에 임대료는 내려갈 생각이 없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압구정 재건축이 완료되면 가로수길도 살아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는다.

미니 신도시급으로 변모할 압구정 아파트 단지의 배후 수요가 유입될 거라는 논리다.

하지만 과연 그렇게 될까? 압구정 현대아파트가 65층으로 재건축되면, 그 안에는 밖으로 나올 필요가 없을 만큼 화려한 단지 내 상가와 커뮤니티 시설이 들어설 것이다.

 

게다가 현대백화점과 지하철역이 지하로 바로 연결된다는데, 굳이 낡고 비싼 가로수길 상가까지 걸어 나올 입주민이 얼마나 될까.

재건축은 가로수길의 구세주가 아니라, 오히려 상권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가능성이 더 크다.

 

더구나 재건축이라는 게 말처럼 쉬운가. 이주비 대출 규제부터 공사비 갈등, 조합 내분까지 넘어야 할 산이 첩첩산중이다. "재건축되려면 얼마나 걸릴 줄 알고"라는 현장의 냉소적인 반응이 오히려 정답에 가깝다. 기약 없는 미래 호재만 믿고 지금의 공실을 버티기엔, 매달 나가는 세금과 이자의 무게가 너무 무거울 수 있다.

 

압구정 부자들이 내려와서 돈을 써줄 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버리고, 스스로 매력적인 공간으로 거듭나지 않는다면 가로수길의 겨울은 생각보다 훨씬 길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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